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명언이 있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변수와 이변이 많은 스포츠계를 이토록 잘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 그런데 이번엔 스포츠가 아닌, 새로운 영역에 이 문장을 대입해볼까한다.
7월19일을 기준으로 막을 내린 약 100일간의 레이스 '프로듀스X101'. 하지만 101명 연습생만의 경주가 아니었다. 어쩌면 연습생보다 더 간절히 참여한 팬들이 있다.
꿈의 무게는 저울질할 수 없고, 간절함엔 순위를 매길 수 없다. 그렇게 19일 밤. 11명의 소년과 9명의 소년의 운명이 갈렸다. 지난 시즌을 보더라도 알 수 있지만 데뷔에 성공하지못한 연습생은 다시 소속사로 돌아간다. 어쩌면 기약없는 기다림과, 희박한 재회의 날을 기대하며 연습실로 돌아가야했다.
하지만 프로듀스X101이 끝난 20일 새벽.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있었다. 아쉽게 데뷔에 실패한 9명의 팬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바이나인'이다.
젤리피쉬 김민규, 뮤직웍스 송유빈, 티오피미디어 이진혁, 스타쉽 구정모 함원진, 울림 황윤성, 아이엠이코리아 이세진, 홍이 토니, C9금동현 이 그 9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메보,메댄,메랩,비주얼,글로벌 멤버들이 다 모였다.
'Be Your Nine'. 당신의 아홉명이 되겠다는 의미와 BY(팬들로부터 만들어진)9(아홉명) 팀명(가칭) 결성과 동시에 로고, 공식색, 포지션, 앨범사양과 팬아트등... 나비효과처럼 그 영향력은 확대되었다. 다시생각해도 이름한번 기가막히게 지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각 영역의 금손들이 모이면서 '데뷔빼고 다한 그룹'이라는 재밌는 수식어도 얻었다. 놀랍게도 이 모든일이 하루도 안되어 이루어졌다. '원픽의 데뷔실패' 라는 충격속에서 이뤄낸 결과다.
영향력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실검에서도 '바이나인'은 주목할만한 결과를 보여주고있다. 특히 10, 2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있다.
지하철광고도 하루가 채되지않아 목표금액을 달성했다. 20일부터 21일 사이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화력이다.
'바이나인'을 염원하는 팬들의 움직임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자발적인 참여와 대가를 바라지 않은 노력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나인'은 불확실함 속 가능성을 만들고있다. 여전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동질감을 느끼는 수많은 이들이 '데뷔'라는 하나의 꿈을 가지고 다시 움직이는 것이다. 탈락이라는, 꿈을 포기해야하는 선택지가 없기에 더욱이 간절한 마음으로 달려간다. 경쟁은 없다.
ibi,jbj의 선례가 있지만 그룹제작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각 소속사의 이해타산이 맞아야 성사되는 일인만큼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벌써 3개의 소속사에서 답변을 얻어냈다.) 또, 연습생의 의사도 중요하다. 속도가 빠른만큼 빠르게 식을 위험성도 있다.
지난 시즌2 jbj팬들의 기적같은 데뷔성사 과정을 지켜본 바,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차기그룹 얘기가 프로그램동안에도 있던 스타쉽과 울림, 업텐션이라는 활동그룹이 있는 티오피 미디어 등, 차기그룹이 없거나 솔로로 나온 연습생이 주를 이루던 과거 파생그룹과는 차이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9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연습생들이 데뷔를 바라는 마음만큼, 무대를 사랑하는만큼이나 간절하다.
프로듀스X101에서의 레이스는 끝이 났지만, 바이나인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됐다. 아직도 출발선에서 망설이고있을 각 소속사들과, 휘슬이 울리면 언제든 전력질주할 준비가 된 연습생. 팬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꽃길을 힘차게 달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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