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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어쩌구

천방지축 얼렁뚱땅 빙글빙글 돌아가는 아이돌 연대기(1)

 

나는 아이돌 덕후다. 아직 이십대초반이지만 아이돌 덕질만 1n년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눈 떠보니 내 취향인 오빠 언니를 만났고 뭐 어쩌겠는가, 덕후는 힘이 없다. 입덕하면 장땡이다. 그래서 아이돌 주제로 대화가 나오면 구라 안치고 일주일은 쉴 새 없이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아이돌을 좋아하고 덕질해온 시간이 길고 장황하다. 그래서 한번 연대기별로 쭉 나열하는 거도 재밌겠다 싶어서. 본진이고 정말 딥하게 좋아한 그룹(동방신기/ 샤이니/워너그ㄸ)과 라이트하게 빨았던 아이돌, 그리고 간잽한 아이돌에 대해서도 포함시켰다.


1. 동방신기 <생각해보면 더럽게 짧았고 거하게 빨아제꼈다. >

 

내 첫 아이돌. 첫 오빠이자 이제는 조상격 구오빠가 된 동방신기. 동방신기를 좋아했을 당시 나는 겨우 8살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연예인을 좋아했다. 에이치였나? 아무튼 그 이름 비슷한 사람 좋아했던거로 기억함. 정말 지금 생각해도 연예인에 미친인간이었음. 아직도 기억나는게 나는 MKMF를 매년 챙겨보는 초딩이었고 그 당시 이름은 기억안나는데 아무튼 옛날 엠넷 보면서 그림일기 끄적이는 초딩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언니가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있다고 보여줬고 거기서 폴인럽한듯. 첫 최애는 유노윤호였다. 언니는 영웅재중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지금 생각해도 작명센스하나 오진다. 근데 이게 순화된 이름인게 더 웃겨. 뭐였지 오장육부 이름이었는데 원래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언니가 동방신기를 알게 된게 옷가게였을거다. 거기에 화보로 영웅재중 사진이 있었고 그 당시에도 미소년 잘생긴 남자 컬렉터였던 우리 언니는 그 사진을 엄마의 애니콜로 찍었고, 그걸 계기로 알게됐단다. 

 

처음 본 영상은 당연히 데뷔뮤직비디오 허그였다. 근데 솔직히 지금 봐도 잘생겼음. 특히 ㅂㅇㅊ은 당시 믹까살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낼만큼 센세이션한 비주얼이었다. 그런데 나는 왜 유노윤호에 빠졌느냐, 지금은 이해 1도 안가지면 덧니에 빠졌었다. 도대체 왜짘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기억남. 그 초록색 럭비 옷입고 막 너의 조그만 입마추매에 하던 장면ㅋㅋㅋㅋ 그때 참 노래 못한다고 까였는데 큽. 놀랍게도 동방신기는 아카펠라 그룹이었음. 스엠은 이해할 수 없는 이름들을 가져와서 막 붙이곤 하는데. 예를 들어 컨템퍼러리 '밴드' 샤이니, 아시아 팝댄스 그룹 에프엑스 등등... 아직도 샤이니 왜 밴든지 모르겠음. 애들이 오조오억번 물어본 걸로 기억함. 뫄뫄야 샤이니 밴든데 왜 기타 없어? 내가 어케 알아;; 아무튼 동방신기는 아카펠라 그룹이었음. 그러나 초딩에게 그런건 필요없었음. 솔직히 잘생기면 장땡이었어.

 

당시 애정의 척도는 유노윤호<시아준수<믹키유천<영웅재중<최강창민이었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미로틱 이후 탈덕할 때 까지 심창민의 매력을 도저히 발견하지 못한 나는 심지어 내 취향이 아니어서 최강창민이 못생긴줄 알았음. 미친거였음. 그냥 존잘이었어. 

 

맞다. 초딩때 문짝만한 유노윤호 브로마이드를 문에 붙였었음. 근뎈ㅋㅋㅋㅋ문을 닫았을때 내 방에서 보여야 하는데 바깥쪽에 붙여가지고 문을 닫으면 우리 오빠를 볼 수가 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맨날 문 열고 댕긴거로 기억남. 그리고 wanna를 manna로 읽어가고 성경에 나오는 만나 인줄 알았음. 독실한 초딩이었넼ㅋㅋㅋㅋㅋ

 

아 그거도 기억남. 세륜세준 다들 아실거임. 그거 되게 유머로 소비되는데 당시엔 꽤 심각했던거롴ㅋㅋㅋㅋㅋㅋㅋㅋ기엌ㅋㅋㅋㅋㅋㅋ함ㅋㅋㅋㅋㅋㅋ나도 친구들한데 세륜세준이 들어와서 영웅재중이 나가면 스엠 폭파할거라고 개소리한 기억이 남. 놀랍다 진짜. 아무튼 그 세륜세준은 현재 최시원. 그때 막 믹키유천울고 다른 멤버들이 막 재중이에게 보내는 메시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때의 그 세기말 감성은 천년에 한번 나와야 하는 감성임.  그땐 정말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엌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이건 명언다. 저 놈의 안되요... 아 그리고 그거도 있잖슴.

엄마..왜 내 친구들 이름이 다 유천이야?(쨍그랑)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랑

 

엄마 동방신기가 누구야?

그건 엄마가 아빠 다음으로 좋아한...

엄마 울어?

 

이겈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아날로그로 사람 죽일수 있구나싶음.

 

 

허그 다음에 더웨이유알때 처음으로 앨범이란걸 사봄. 아직도 기억남. 하얀 커버에 동방신기 한자로 써있는거.

그리고 팬북인가 뭔가도 사봄. 생각보다 구성 알찼었음. 막 멤버별로 특징적인 사진? 막 학교 교복입은 사진이랑 최강창민 냉장고 얘기랑 돌고래 인형. 그거 똑같은거 집에있어서 괜히 우리 오빠랑 커플인형이네?^^ 하면서 좋아한 기억남. 왜 그랬을까.

그리고 막 편지같은거도 있었음. 오글거리는거도 있었는데 막 시아준수가 엄청 센치하게 쓴 글인데 막 나는 누군가... 여긴 어딜까... 막 이런 부류의 글이었음. 지금 보라고 하면 엄두 안날거같다. 막 영웅재중 삼두?뭐시기라고 불렀었는데. 기억 안난다. 막 김치찌개 끓이는 방법 알려주곸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엄청난 얼굴과 훈훈한 컨셉에 행복한 덕질을하던 초1에게 위기가 찾아오는데 바로 다음 활동인

트라이앵글이었다.

 

엄... 음... 물론 나야 최애가 유노윤호였고 음.... 솔직히 유노윤호 머리는 정상이었으니까^^ 근데 시아준수랑 최강창민 머리보고 심각하게 탈덕을 고민함. 물론 그땐 '덕질' '탈덕'이라는 말도 없던 시절이지만 아... 내가 좋아하던 오빠들은 어디가고 웬 불가사리 머리와 가분수가 있는걸까... 인생은 뭘까..? 그리고 트라이앵글 뮤비도 엄청 무서웠음. 그 중간에 트랙스 나와서 썬데!!먼데!!!하는 부분 진짜 와. 스엠이 갑자기 비주얼락에 눈 돌아간 시기였는지 하나같이 머리가 사자 아님 불가사리였음. 눈화장이랑 입술도 막 시커매가지고 초딩때 적잖은 충격이었음. 근데 중딩때만해도 트라이앵글이 명곡인걸 알게됨. 이건 명곡이야. 특히 보아 보컬부분 제일 사랑한다. 그리고 가사도 오져. 이땅에 자비란게 사라진걸깤ㅋㅋㅋㅋㅋㅋ 진짜 에셈피 돌아오지 않길 바라고 있지만 가사 하나는 읽어볼만함.

 

이렇게 트라이앵글 직격타를 맞고 나서도 나는 동방신기를 포기하지 않았음. 왜냐? 동방신기말고 좋아할 아이돌이 없었고 동방신기만한 비주얼도 없었기때문이었다.

 

그리고 동방신기는 일본도 엄청 많이 갔었음. 근데 일본 노래 다 띵곡. 보라보라섬인가 가서 찍은 뮤비랑 노래들 다 좋았음. 그 화보집도 집에 있던거로 기억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테이위드미투나잇도 신남. 스테윗미투나잇 코오로 뭐시기뭐시기- 그래서 국내 활동 조금 하다가 일본가고 다시오고 일본가고. 거의 내한 가수였던거로 기억함. 근데도 그때는 막 인터넷이 활성화된 때가 아니어서 적은 떡밥에도 근근히 먹고산듯. 

 

그리고 동방신기 덕질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반전극장임. 솔직히 이거 안본사람 없을거다. 반전극장 지금 생각하면 센세이셔널한 주제 많았음. 그때 ㅈㄴ 적나라하게 커플링 언급하거나 특히 윤쟄ㅋㅋㅋㅋ 그리고 그거 기억남. 전혜빈 두고 유노윤호 믹키유천이 싸우는데 나중에 박명수랑 누구지 암튼 개그맨 되서 돌아오는거랑 스토커 반전이야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참 덕후였다. 저 연기와 각본을 보면서 울오빠 존잘 거리고 있었다니. 여러모로 초등시절의 나는 지금의 내가 보기에 대단하다.